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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없는 세상 - 상상은 행동하기 나름
    문화/책 2022. 10. 11. 09:00

    “우리 없는 세상이 거대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대신, 우리의 부재를 안타까워할 수도 있지 않을까”?

     

    500페이지가량의 두꺼운 책을 읽은 건 오랜만이다. 의도적으로 읽은 건 아니었지만, 목차나 평점 등을 보고 읽은만하다 싶어 봤는데 꽤나 흥미진진했다. 근데 두꺼운데다 초반에 술술 잘 안 읽혀져서 좀 졸기도 했다.

     

     

    뉴욕시 지하철 터널을 하루만 인간이 관리를 안해줘도 수압때문에 전체가 날아가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상항해본적이 있을까? 매일 5,000만 리터의 물을 퍼내야만 이것이 유지된다고 한다. 게다가 비라도 오면 계산이 불가능 하다는 것.

     

    이전에 그 땅에 있던 나무뿌리와 풀뿌리가 했던 역할들을 이제는 지하철 직원들과 수백개의 펌프가 대신한다. 지하철 이용이라는 편리한 선택을 얻어냈지만, 하루아침에 붕괴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같이 얻었다. 서울 지하철은 그렇지 않을거야라며 자기 최면을 걸게된다.

     

    인간이 지하철을 만들정도까지 진화해왔는데, 우리가 유전적으로 가장 많이 닮은 존재가 침팬지와 보노보노라고 한다. 그래서 책에서 던지는 질문 중 정말 궁금하게 만든 질문은, 만약 오래전 사자나 하이에나의 조상들이 우리를 다 해쳤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 대신에 다른 존재가 우리처럼 진화했을까? 였다.

     

    갑자기 망상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과학적으로 침팬지쪽이라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사람을 볼때 강아지형 고양이형 얼굴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는 점을 볼 때, 왠지 유전적으로 호랑이과랑 가장 많이 닮은 존재의 인간도 세상 어딘가에 있지 않을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영국의 식민지 개척 중 노예제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인간과 동물과 식물 사이의 균현이 처음으로 깨지기 시작한 것이 인간이 포획물 또는 상품화이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수백년동안 사자의 먹이로 전락되는 예시를 보면서, 이것도 인간이 진화한 결과물일까 아니면 퇴화한걸까라는 질문을 갖게 된다.

     

    게다가 “하늘을 나늘아 다니는 새들을 없애버리기 위해 새를 전부 총으로 쏘아죽일 필요는 없다. 둥지나 먹이를 일정 부분 빼앗아 버리면 절로 떨어져 죽기 마련이다.”라는 문구를 보며,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경이로운 능력이지만 이것이 사람에게 적용된다 상상하면… 상당히 끔찍했다.

     

     

    오늘날에 이런 일들은 훨씬 덜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역사가 50년 밖에 안되는 플라스틱의 개발은 현대인들에게 이젠 없어서는 안될 편리한 삶을 가져다 줬다. 반면 그로인해 누군가는 불편해야만 한다는 것. 수 많은 후진국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미 일상 생활에 고통을 받고있고, 먹이로 착각한 수 많은 바다 생물들이 매일 죽어나가고 있다.

     

    비닐봉지가 처음 만들어진 이유가 종이봉지를 만들기 위해 희생되는 많은 나무를 걱정해서 였다는 것을 알면 이런 사실이 참 역설적이긴 하다. 그렇다고 당장 일상 필수품이 된 플라스틱들을 못쓰게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으니, 플라스틱을 능가하는 또 다른 혁신을 만들어낼 인간의 욕심이 필요하겠구나 싶었다.

     

    인류의 유산 챕터에서 예상치 못하게도 한국의 비무장지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전쟁은 지구 생태계를 지옥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지만, 한국의 비무장지대는 희안하게도 사라질 뻔했던 야생동물들의 피난처가 되었다는 사실에 신기함이 느껴졌다.

     

    책에서는 그곳을 평화공원으로 바꾼다면 게티즈버그와 요세미티를 합친 듯한 곳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이상을 보여주는데, 아주 힘든 일이겠지만 분명히 인간이 계속 진화한다면 그 이상을 넘어서는 미래도 상상하며 과거로 만들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예감이 든다.

     

    현재 문명에 이르기까지 호모사피엔스가 가는 곳 어디나 멸종이 뒤따랐다고 하는데,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은 진짜 외계의 침략자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왠지 포스트휴머니즘이 마냥 유토피아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다. 인간의 역사에는 항상 큰 장벽이 있었고 그걸 넘거나 부서왔으니말이다. 아니면 내가 그냥 SF를 좋아해서 그런가……

     

     

    만족한 점: 우주 역사를 24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인류의 역사는 1초였다.

    아쉬운 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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