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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그때 그때 달라요 | 성격마다 달라요
    문화/책 2022. 9. 6. 09:00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 모피어스, 영화 『The Matrix』

     

    과거에도 꽤나 유명한 책이였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런가보다. 기억나진 않지만 책을 다시 읽으며 흔적을 보다보니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그리 좋지 않은 경험이었나보다. 책에 동생의 이름이 적힌 걸 확인하며 내 책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의미 없는 밑줄과 욕설도 한 단어도 적혀있었는데 글씨체를 보면 내 것 같아 민망했다.

     


    다시 보니 많은 것들이 다르게 보였다. 주인공 웨스는 아마 대다수의 독자들을 대변하는 인물일 것이다. 처음 웨스가 고래 조련사인 데이브를 만날 때의 무례한 접근방식울 보면서 분명히 그렇게 하면 안 될거 같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나도 그런식으로 행동 했었음에 한숨이 나온 순간이었다.

    데이브가 말하듯 범고래와 초기에는 특별한 일없이 먹이를 주며 같이 놀면서 신뢰를 쌓듯이 사람간에도 그런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서둘러 자신의 목적이나 요구사항 등의 이익을 취하려는 모습들이 보이는 경우가 꽤나 많다. 살면서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자주 만나는 관계라고 해서 신뢰가 쌓이는 건 아니란 무의식 속에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방치해왔던 것 같다. 책에서는 범고래에게 음식을 포상으로 주고 직장인에게 돈을 포상으로 주는 것을 비교하면서 이를 다양화하지 못하거나 의미있는 포상이 더 이상 없다면 신뢰 관계가 진전되고 지속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신뢰를 만드는 것과 이를 쌓아가는 건 다른 것이었다.

    무관심에 대해 언급할 때도 꽤나 많이 뜨끔했다. 모든 관계가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항상 생기는 일 중에 하나인걸까. 가정에서나 기업에서나 익숙한 누군가가 어떤 것을 잘 하고 있을 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런데 뭔가 실수하거나 잘못하기 시작하면 마치 이때다 싶어 지적을 하고, 압박을 주며, 벌을 주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친한 사람들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다음 장에서 부모가 아이의 첫 걸음걸이하는 과정을 칭찬해주는 모습을 통해 독자에게 "과정은 움직이는 칭찬의 목표"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해준다. 이를 읽고 다른 상황에서 실천해봤지만 역시 바로 행동하기가 쉽지않았다. 머리로는 이게 '고래 반응'을 해야하는 타이밍이라며 이제 말하면 된다고 신호를 보내는데, 나도 모르게 무관심으로 있다는 걸 자각했다. 행동으로 나오질 않았다. 사람의 습관이 이렇게 무섭구나.


    고래 반응 외에 '전환 반응'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을 해놓은 것에 꽤나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다. 요즘 같이 빨리 자주 변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 때 마다 부정적인 반응을 해버린다면 사적인 관계나 공적인 관계나 모두 무너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환 반응'은 꽤나 어렵고 까다롭운 일이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흘긴다(화풀이한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책에서도 최고 상사에게서 받은 질책이 집 고양이까지 발길질 하게되는 예시를 들어준다. 가끔 이런 스트레스를 술, 달달한 음식, 게임 등으로 풀다가 자신도 모르게 중독이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일상에도 '전환 반응'을 해야한다는 걸 포착했지만 역시 꽤나 순조롭게 흘러가는 책과 다르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머리속으로는 알고있는데 순간적인 상황에서 감정의 흔들림을 잠재우는게 정말 어렵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책에 핵심 문장들과 예시가 조금 있긴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하기까지는 많은 시행 착오와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

    글을 쓰다보니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와닿지 않았던 이유나 부정적인 단어를 남겼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되새겨보게 된다. 뭐든 그냥 믿어버리며 순진했던 그 때엔 사람들에게 너무 이용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황과 환경이었기에 그렇게 받아들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지금의 나를 보면 그 때의 나에서 많이 벗어나려고 애썼던 것 같다. 많이 달라져서 좋아진 부분도 많지만 나빠진 것들도 있다. 그 중 하나로 다른사람에게 긍정을 주곤 했던 자연스러운 행동이 지금은 머리속을 한 번 거쳐서 행동으로 나오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채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내심 아쉽지만, 알았으니 이제 개선의 노력은 해봐야하지 않을까.


    만족한 점: 사고의 초점을 바꿨을 때 일어나는 것.
    아쉬운 점: 고래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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