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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계우선의 법칙 - 사업 성공을 위한 방향성
    문화/책 2022. 7. 18. 09:00

     

    과거 애플의 유명한 광고 문구 중 "Think Different"가 떠오른다. 나름 남들과 다른 것을 보려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자마자 내가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걸 알게됐다. 기성세대 보다 더 이전인 19세기의 사고 방식을 내가 갖고 있다니... 좀 충격을 받았다.

     

    관계우선의 법칙 도서관 대여

     

    저자는 먼저 "제품우선의 법칙"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그 제품을 수많은 소비자에게 팔아 돈을 긇어모은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제품은 눈에보이는 유형의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포함) 

    제품 X 커더란 숫자 = 성공

     

    그리고 이 법칙을 따르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사업체를 성장시키고 싶을 때,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어떻게 하면 우리 제품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디자인을 예쁘게 바꿔볼까? 가격을 더 싸게 할 수는 없을까? 제품 유통 방법을 바꿔볼까? 다른 사업아이템으로 바꿔볼까? 경쟁사에게 우리 회사를 팔까?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나도 이런 생각들을 가졌던게 원인인지는 몰라도 여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때마다 망하고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칙이 산업혁명 이후 지난 200년 동안 제대로 작동했던 이유는 느린 변화 속도,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은 경쟁, 소비자들의 정보 부족이라는 3가지 필수 조건들이 충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를들어, 이전엔 신발을 파는 사람은 똑같은 신발을 오랫동안 대량으로 팔 수 있었다.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의 경우 같은 사업에 종사하는 경쟁자가 거의 없었다. 소비자들이 여러가지 물건 정보를 보며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거나 불가능에 가까웠다.

     

    반면에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경쟁은 점점 심해지고,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집이나 사무실에 편안히 앉아서 인터넷을 통해 쇼핑한다. 즉, 제품우선의 법칙이 효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3가지 조건은 오늘날의 시장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이 법칙을 따라가려는 기업의 노력은 궁극적으로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 말한다.

     

    그럼 어떤 노력을 해야하나?라는 물음에 저자는, 이 시대에 성공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업모델로 "관계우선의 법칙"이라는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이 법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구축하는 대신 "특정 유형의 고객"들을 중심으로 기업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난 이 말이 처음엔 잘 와닿지 않았다.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 X 독특한 가치를 지닌 상품 = 성공

     

    '전화 교환기'나 '농구 선수' 등 제품 우선과 관계우선의 법칙을 적용한 예시 기업들을 일부 설명 해주시는데, 모두 중견기업 이상의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었고, 기존에 제품 중심의 법칙으로 어느 정도 수익을 내본 회사들이 잘 성장하다 정체되거나 망해가는 회사를 기준으로 설명을 해서였다. 나의 경우 스타트업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한 데다 수익을 내 본적도 없으니, 조금은 먼 미래의 일이나 추상적인 이야기라고 느껴지곤했던 건 당연한 것일까.

     

    세계적 현실

     

    세계화와 현실의 상황을 보면서 그래도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기업들은 서로 앞다투어 가격을 낮추어 경쟁중이며, 이제는 소비자가 생산자보다 훨씬 힘이 세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사실상 무한히 많고, 시장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늘어나 취향 역시 훨씬 더 세련되고 세계적이다. 게다가 예전보다 더 변덕스럽다.

     

    이런 현실에서 만약 "고객들이 그 기업과 관계를 맺은 이유가 순전히 제품 때문이라면, 다른 기업의 제품이 더 마음에 드는 순간 그 기업을 버릴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고, 고객들의 취향이 순간적으로 바뀌고, 더 좋은 제품이 나타나서 고객들을 유혹하게 되기에, 제품을 중심으로 삼은 기업은 고객을 잃어버리는 일을 피할 수 없다. (마치 돈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는 돈이 떨어지면 끝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던 건 나뿐일까?)

     

    반면에 관계우선의 법칙을 바탕으로 하는 기업은 오히려 이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힘을 부여하고,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경쟁사의 제품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래서 이는 목소리가 큰 소비자 덕분에 성공하게되는 전략인 것이다. 예전에 잠시 엑셀러레이팅 컨설팅을 받을 때, 담당자분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이 책을 읽을수록 더욱 와닿고 있었다.

     

    한편 재밌었던 부분은 영업과 마케팅의 차이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기업의 영업사원은 고객보다 한 발 앞서서 임의로 전화를 걸거나 대문을 두드린다. 반면 마케팅 담당자는 물건을 팔기 위해 무작정 고객을 찾아가지 않고, 대신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전화를 받는다는 것이다. 처음엔 두 개념의 차이와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인식을 받기만 했었는데, 곧 생각의 큰 전환이 또 한 번 일어났다.

     

    영업 모델에 따르면 관계 맺기를 먼저 시도해야 되는 쪽은 기업이다. 따라서 기업은 약자의 위치에 놓이며, 고객은 언제나 "애당초 당신이 나를 찾아왔잖아요. 난 이 관계를 별로 맺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마케팅 모델에 따르면, 관계 맺기를 먼저 시도하는 쪽은 잠재고객이다. 따라서 기업은 언제나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이 우리를 찾아온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거래방식이에요."라고. 이는 애당초 잠재고객이 먼저 기업을 찾았기 때문에 기업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훨씬 더 강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뭔가 많은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일어났었다. 오늘날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고객이고, 그들은 큰 목소리로 기업들에게 요구사항들을 외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기업은 이 고객들이 찾아오게 만들어서 필요한 도움을 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기업의 모든 전략과 시스템은 "특정 유형의 고객"에게 "독특한 가치를 지닌 상품"을 꾸준히 공급하고, 
    "장기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다.

     

    계속 읽으면서도 이 책이 무려 20년 전에 출판됐다가 절판됐던거라 지금의 나에겐 좀 강하게 다가오지 않는걸까?라는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책을 읽은 분들의 리뷰나 후기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다행히도 6장 전략적 기업 시나리오에서 내가 진행 중인 사업의 유형과 비슷한 예시를 보게 되어, 내가 제품 우선의 법칙으로 잘못 셍각하고 있던 부분과 이를 현재 상황에 맞게 관계우선의 법칙으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핵심은 마지막 장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좋은 걸 읽고, 보고, 쓰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15년간 노력하여 1,800곳 이상의 기업들을 경험하며 얻은 복잡한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해두었다. 난 지금부터 이것을 하나씩 실천해 볼 것이다. 과연 어떤 식으로 앞날이 바뀔지는 스스로도 기대가 된다.

     

     

    만족한 점: 망치로 한대 맞은 듯한 생각과 관점의 전환.

    아쉬운 점: 규모 있는 기업 위주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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